국가 전략 사업으로 부상한 AI 데이터센터, 국내 'AI 스토리지' 스타트업은?

8.4GW AIDC 구축 계획 발표, 국가 전략 사업이 된 AI 데이터센터
이재명 정부가 지난달 말 청와대 ‘대한민국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피지컬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초격차 산업강국으로의 대도약을 위한 삼각축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날 대규모 AIDC 구축을 통한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2029년까지 8.4GW 규모 AIDC 구축에 SK(5GW)·GS(2.4GW)·네이버(1GW)의 자체 투자와 투자 유치 등을 더해 총 55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1단계 계획도 함께 발표됐습니다.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출처: KTV)
같은 달 과기정통부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데 초점을 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 특별법)을 공표하고,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연구반 회의를 개최하는 등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AI 데이터센터를 핵심 전략사업으로 낙점하고 최대 수십 기가와트 규모 조성에 나선다는 소식은 서버·GPU뿐 아니라 스토리지 시스템을 포함한 전체 데이터 인프라 수요를 장기적으로 확대하는 정책 신호로 작동하는데요. 이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부상한 SSD, ‘AI 스토리지’에 주목
특히 AI 트렌드가 학습 중심에서 에이전틱 AI와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AI 스토리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AI 스토리지는 AI·ML 워크로드에 특화된 고성능·확장형 스토리지 시스템을 지칭하는데, 기존에는 대량 데이터 학습을 위한 GPU와 HBM(고대역폭메모리)이 중시됐다면 최근에는 긴 대화의 맥락을 유지하고 실시간 검색으로 얻은 지식을 담아두기 위한 스토리지가 AI 인프라의 새로운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도 CES 2026에서 ‘추론 맥락 메모리 스토리지(ICMS)’를 공개하며 긴 맥락의 다단계 추론을 위한 컨텍스트 메모리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ICMS는 컨텍스트 메모리(KV 캐시)를 GPU 내부 HBM만으로 감당할 수 없을 때 이를 GPU 외부의 고용량 낸드플래시(NAND Flash) SSD로 옮겨 저장함으로써, GPU 메모리를 더 중요한 연산에 집중시켜 메모리 병목을 해소하는 새로운 아키텍처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낸드 수요 폭증과 차세대 주도권 경쟁에 대비해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SSD의 두뇌 역할을 하는 컨트롤러 반도체부터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잇는 CXL 등 인터커넥트 기술, GPU 연산을 돕는 시스템 가속, 대규모 병렬 처리를 지원하는 스토리지 시스템·소프트웨어까지, AI 스토리지 밸류체인 전반에 포진한 국내 스타트업을 모아봤습니다.
국내 주요 AI 스토리지 기업
SSD 컨트롤러
파두
파두는 데이터센터용 SSD 컨트롤러를 자체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으로, 올해 상반기 차세대 PCIe Gen6 SSD 컨트롤러 개발을 완료했으며 차세대 Gen7 선행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입니다. 2026년에는 대만 마크니카 갤럭시와의 470억원 규모 SSD 완제품 공급 계약, 해외 낸드플래시 제조사와의 200억원대 컨트롤러 공급 계약 등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수주를 잇따라 확보하며, 1분기에 지난해 연간 매출의 64%(595억원)를 한 분기 만에 달성하고 영업이익 7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노바칩스
노바칩스는 SSD 컨트롤러 설계 전문 기업으로, 한국 중소기업 최초로 자사 컨트롤러 기반 대용량 SSD에 대해 2021년 미국 FIPS 140-2 보안 인증과 2022년 미국 국가안보국(NSA) 산하 NIAP 국제공통평가기준(CC) 인증을 잇따라 획득해 기업·군수·정부 프로젝트 고객사에 플래시 스토리지를 공급할 요건을 갖췄습니다. 2026년에는 NSA의 CNSA 2.0 권고안과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표준 인증을 획득한 양자내성 암호화 ‘P2 시리즈’ SSD를 출시해 포스트 양자 암호화 요구를 충족하는 보안 스토리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메모리-스토리지 인터커넥트
엑시나
엑시나는 CXL(Compute Express Link) 기반 지능형 메모리 칩 ‘MX1’을 개발하는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서버 메모리를 풀링·확장해 GPU 외부에서 메모리·스토리지 자원을 공유하는 구조를 설계합니다. CXL은 CPU·가속기·메모리·스토리지를 고속으로 연결해 AI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병목을 줄이고 스토리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인터커넥트 표준으로, 엑시나는 CXL 메모리 풀링과 지능형 메모리 관리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워크로드에 따라 자원 낭비를 해소합니다. 엑시나는 2026년 4월 2020억원 규모 시리즈 B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파네시아
파네시아는 CXL 스위치·컨트롤러 IP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KAIST 출신 석·박사 인력들이 정명수 교수와 함께 설립했습니다. 차세대 CXL 컨트롤러와 이를 탑재한 패브릭 스위치 기술은 CPU·메모리·GPU 등 시스템 장치 간 데이터 이동 경로를 최적화해, 기존 CPU-장치 직접 연결 방식보다 더 많은 장치를 연결하면서도 유사한 지연시간과 향상된 대역폭을 제공합니다. 파네시아는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의 데이터센터 구축비용(CAPEX)과 운영비용(OPEX)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올해 3월에는 MWC 2026에서 SK텔레콤과 CXL 기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구조 공동 개발 MOU를 체결했습니다.
포인투테크놀로지
포인투테크놀로지는 RF 신호를 활용해 플라스틱 도파관으로 데이터를 고속 전송하는 ‘e-Tube’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KAIST 창업원장 배현민 교수와 졸업생들이 공동 창업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수천 개의 반도체 칩을 연결하는 구조인데, 구리선은 전송 거리가 짧고 광섬유는 비용·전력 소모가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e-Tube는 구리선 대비 전송거리를 10배 확대하면서도 전력소모와 비용을 광케이블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지연시간을 크게 줄여 병목을 해결하는 차세대 인터커넥트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포인투테크놀로지는 2026년 4월 엔비디아의 벤처투자 조직 엔벤처스로부터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며 총 7600만 달러(약 1121억원) 규모 시리즈 B 라운드를 마무리했습니다.

스토리지 솔루션
글루시스
글루시스는 대규모 AI 학습·빅데이터 분석 시 발생하는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고성능 스토리지 ‘엑사스토(ExaStor)’를 개발합니다. GPU 다이렉트 스토리지(GDS) 기술을 적용해 CPU 개입을 최소화하고 지연시간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으로, 글로벌 AI 벤치마크 ‘MLPerf Storage v2.0’의 ResNet-50 항목에서 세계 2위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차세대 스토리지 플랫폼 ‘플렉사(Flexa)’의 엔비디아 GDS 성능을 공식 검증해, GDS 활성화 시 최대 40GB/s의 I/O 처리량으로 비활성화 대비 약 3.8배 성능이 개선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디노티시아
디노티시아는 엔비디아 ICMS와 호환되는 KV 캐시 스토리지 기술로 AI 추론의 병목을 해결하는 기업으로, 벡터 데이터베이스 ‘씨홀스’가 멀티모달 데이터를 고차원 벡터로 변환해 유사도 기반 검색을 지원하고, 전용 가속기 ‘VDPU’가 벡터 DB 연산·데이터 접근을 고효율·저전력으로 수행해 CPU·GPU의 검색 부하를 경감하는 구조를 지향합니다. 2024년 4월 시리즈 A 라운드에서 900억원을 유치했으며,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IPO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AI 인프라 구축
앞서 소개한 기업들이 AI 스토리지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곳이라면, 그 기술이 실제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도록 마지막 구간의 조달·통합·구축을 담당하는 AI 인프라 구축 및 총판 기업들도 함께 수혜가 기대됩니다.
케이티엔에프
케이티엔에프는 서버 메인보드 개발부터 제조까지 국내에서 전 과정을 수행하는 국산 서버 전문기업으로, 자체 브랜드 ‘코어리지(CoreRidge)’ 서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와 손잡고 차세대 NPU ‘레니게이드(RNGD)’를 탑재한 AI 서버 ‘KH597S4’를 상품화하며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을 뒷받침할 국내 하드웨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베트남 사이공텔·G-Group 등과 4자 MOU를 맺어 현지 데이터센터·서버 생태계 구축과 서버 생산 내재화를 추진하는 등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베이넥스
베이넥스는 한국 HP 서비스사업부 엔지니어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IT 인프라 기업으로, 엔비디아 엔터프라이즈 제품 국내 총판이자 HPE 플래티넘 파트너, 에버퓨어(구 퓨어스토리지) 국내 총판으로 활동합니다. 엔비디아 제품군이 탑재된 자체 GPU 서버도 공급하며, HPE와는 최근 자율주행·ADAS 비전 인식 기업 스트라드비젼의 워크로드를 분석해 GPU Ops 및 MLOps 통합 AI 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케이웨더와 신뢰도 높은 기후데이터를 실시간 제공하는 ‘기후데이터 AI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리더스시스템즈
리더스시스템즈는 엔비디아 공식 파트너로서 GPU 및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최적화 구축을 위한 DGX 솔루션을 공급합니다. 시스코·델·QCT 등 다수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환경 구축용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며, 버티브(Vertiv)와의 유통 파트너십을 통해 AI·HPC용 랙 기반 액체냉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클릭
유클릭은 1999년 설립된 AI 전문 MSP(Managed Service Provider)로, 올해 포브스코리아 ‘2026 소비자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 AI MSP 서비스 부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오라클·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구글 클라우드 등과의 협업으로 AI·데이터 인프라 구축 경험을 축적해왔으며, 최근 파트너 비즈니스 부문을 ‘유클릭스’로 재편하고 맥킨지 파트너와 현대카드 부사장을 지낸 김정인 사장을 영입해 AI 전환 컨설팅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엘리스그룹
엘리스그룹은 AI 교육 플랫폼으로 성장한 에듀테크 기업이었으나, 최근 기존 2년 이상 걸리던 데이터센터 건설 기간을 3~4개월로 단축할 수 있는 이동형 모듈식 데이터센터(PMDC) 사업을 확대하며 AI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랙당 230kW 수준의 전력을 요구하는 엔비디아 차세대 GPU ‘베라 루빈 NVL72’를 지원하는 PMDC 개발을 완료하며 고전력 환경 인프라 설계 역량을 확보했습니다.
올해 3월 안랩과 AI 데이터센터·차세대 네트워크 보안 협력 MOU를, 5월에는 배터리 기업 스탠다드에너지와 AI PMDC 및 바나듐이온배터리(VIB) 기반 전력 솔루션 공동 개발 MOU를 체결했습니다. 6월에는 광주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의 ‘2026년 국가 AI데이터센터 고도화 사업’ GPU 클라우드 인프라 공급사로 선정되어, 자체 플랫폼 ‘엘리스클라우드’로 엔비디아 H100·B200 GPU와 인피니밴드 기반 HPC 멀티노드 환경을 공급하게 됐습니다.
매출 급상승 기업
이러한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함께 최근 매출이 급성장한 기업들도 다수 확인됩니다.
디에스엔지
디에스엔지는 AI 서버·스토리지 등 하드웨어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AI 인프라 서비스 기업으로, 슈퍼마이크로 국내 총판이자 인텔·AMD·엔비디아 전략적 파트너로서 25년간 국내 IT 대기업·공공기관·연구기관 등 1000여 개 기업에 AI 인프라를 공급해 왔습니다. AI 인프라 수요 증가와 함께 지난해 매출 4700억원을 달성하며 4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국내 대표 CSP가 주관하는 대규모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주하며 엔터프라이즈 AI 인프라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공고히 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리안시스템
리안시스템은 Dell·HP 등 글로벌 서버 브랜드 파트너로 20여 년간 서버·워크스테이션을 공급해온 유통 강자에서, 자체 브랜드 ‘아르케(ARCHE)’ GPU 서버·수냉 AI 시스템을 앞세운 제조 전문기업으로 전환 중입니다. 서버·GPU용 수냉식 냉각 시스템 특허를 여러 건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4월 ‘월드IT쇼(WIS) 2026’에서 전원 이중화 기술을 집약한 고성능 GPU 서버 ‘리안 아르케’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리안시스템 역시 지난해 매출 350억원으로 4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유니와이드
유니와이드는 1992년 설립된 토종 서버·스토리지 제조 벤더로, 2019~2025년 7년 연속 조달청 나라장터종합쇼핑몰 컴퓨터서버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차세대 액침 냉각 서버 ‘L2200’ 시리즈를 선보였으며, 올해 4월에는 GPUaaS 전문기업 아토리서치와 AI 클라우드·데이터센터 공동 구축·운영 MOU를 체결하고 공공기관·지자체·기업 대상 ‘AI-READY 데이터센터’ 사업을 공동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와이드는 지난해 전년 대비 27% 상승한 11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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