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카드 데이터로 보는 유통 업계 최강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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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며 수익창출 능력이 어느정도 입증된 기업들로 투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전해드렸는데요. ‘어떤 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냐’에서 ‘어떤 기업이 돈을 벌고 있느냐’로 관심의 초점이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버는 기업’을 판별해 내기 위한 새로운 데이터가 더브이씨에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국내 카드사에서 집계한 카드 결제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결제/고객 분석’ 데이터입니다.
쿠팡페이, 월간 카드 결제 금액 약 3조원
그렇다면 해당 데이터를 통해 기업의 매출 현황에 대해 어떤 종류의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지, 국내 주요 유통/커머스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커머스 스타트업 쿠팡의 경우, 쿠팡의 기업 프로필 페이지에서 카드 결제 데이터를 확인해 보면 금액과 건수 모두 생각했던 규모에 턱없이 모자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요. 이는 쿠팡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구매가 쿠팡페이를 통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쿠팡페이 월별 카드결제 건수 및 카드결제 금액
그럼 쿠팡페이의 카드 결제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2024년 6월 쿠팡페이의 결제 건수는 1억 356만건, 결제금액은 2조 9,861억원으로 나타납니다. 지난해 흑자 전환 소식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유려가 많았으나, 카드 결제 건수의 경우,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매월 30% 전후의 전년동월대비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결제 금액은, 이보다 낮은 10%대 후반, 높을때는 25% 전후의 전년동월대비 성장률을 기록해, 평균 단가는 소폭 감소한 모습입니다.

쿠팡페이 카드결제 고객 연령별 비율(좌) 및 고객 가구 유형별 비율(우)
쿠팡의 카드 결제 데이터에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엔데믹 이후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시니어 세대의 비중이 증가 중이라는 점인데요. 고객 연령별 비중을 보면, 50대와 60대 이상 고객을 합산한 비율이 2021년 12월 20.9%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해, 2024년 6월에는 30%에 이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객 가구 유형별 비중 변화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에 해당하는 성인자녀 보유 가구와 실버 가구를 합산한 비중이 2021년 12월 12.7%에서 2024년 6월 17.7%로 2년 반만에 5%p 증가했습니다.
이마트 vs 쿠팡, 카드 결제 실적 승자는?
이러한 장년층의 이커머스 이용 증가는 일반적으로 전체 리테일 구매에서 이커머스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이커머스의 침투로 인한 오프라인 리테일 매출의 감소에 직면한 유통 대기업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위에서 정리된 유통 대기업 3사 중 카드 결제 건수와 결제 금액 모두 가장 컸던 이마트의 경우, 롯데쇼핑이나 지에스리테일과 비교하면 비교적 양호한 카드 결제 실적을 보이고 있으나, 그렇다고 성장세가 뚜렷하다고도 보기 어려운 모습인데요. 최근 몇 년 사이 이마트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쿠팡과 비교하면 규모와 성장률 모두 양사의 격차가 상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드 결제 고객들의 특성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가 보입니다. 우선 앞서 살펴봤던 시니어 세대 비중의 경우, 쿠팡 내 시니어 세대 비중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마트 고객 중 시니어 고객의 비중이 현저히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다만, 이마트의 이커머스 자회사인 에스에스지닷컴의 경우, 시니어 고객의 비중이 쿠팡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이들 연령층에서 이마트라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온라인 구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고객 충성도와 관련해서 눈여겨 볼 만한 또하나의 지표가 있는데요. 바로 재구매 유저 비율입니다. 재구매 유저 비율의 경우, 쿠팡이 월등하게 높은 모습입니다. 쿠팡의 경우, 5회 이상 재구매 고객의 비율이 2023년 하반기 무렵부터 80%를 넘어선데 비해, 이마트와 에스에스지닷컴는 5회 이상 재구매 고객의 비율이 30% 전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결제 건수 및 금액 뿐만 아니라 리텐션 측면에서도 쿠팡의 우위가 확인됩니다.

‘넥스트 쿠팡’ 꿈꾸는 컬리, 쿠팡과의 차이는?
마지막으로 ‘넥스트 쿠팡’을 꿈꾸는 커머스 스타트업들의 카드 결제 실적은 어떨까요. 대표적으로 컬리를 꼽아볼 수 있는데요. 컬리 역시 컬리페이를 통해 대부분의 카드 결제가 이루어지고 있어 컬리가 아닌 컬리페이 프로필 페이지를 통해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장이 무기한 연기된 이후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는 컬리는 지난 5월, 창사 9년만에 첫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했으나, 비용절감을 통해 이룬 흑자 전환인 만큼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는데요. 실제 카드 결제 건수와 카드 결제 금액 모두 눈에띄는 성장세 없이 어느정도 정체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컬리페이 월별 카드결제 건수 및 카드결제 금액
쿠팡과 가장 크게 차이나는 점은 쿠팡의 경우, 고객의 대부분이 5회 이상 재구매한 고객이었던 것에 비해 컬리의 경우, 1회만 구매한 고객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컬리의 카드 결제 고객 중 35% 전후가 1회만 구매한 고객이었던 것과 달리, 쿠팡은 1회만 구매한 고객의 비율이 5% 이하에 머문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컬리에서 5회 이상 재구매한 고객의 비율은 30% 전후로, 80%를 넘는 쿠팡에 비해 비율이 크게 낮은 편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컬리의 고객층에서 소득이 높은 고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인데요. 두 플랫폼 모두 연소득이 3~5천만원 사이인 고객의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은 동일했으나, 2024년 6월 기준으로 카드 결제 고객 중 연소득 2천만원 이하 고객이 컬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쿠팡의 2.3%와 비교해 절반 이하였습니다. 연소득 1억원 이하 고객의 비율은 컬리가 17.8%, 쿠팡이 10.3%로 컬리가 훨씬 높게 나타납니다.


성별 별로 보면, 컬리의 경우 여성 고객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쿠팡 역시 2024년 6월 기준 카드 결제 고객 중 여성 고객의 비율이 58.2%, 남성 고객의 비율이 41.8%로 여성 고객의 비율이 높았으나, 컬리의 경우 여성 고객의 77.6%로 거의 80%에 육박합니다. 쿠팡에 비해 남성 고객의 비율이 높아, 남녀 고객의 비중이 대동소이했던 이마트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카드 결제 금액 세자릿수 초고속 성장, 신흥강자 레브잇
한편, 커머스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신흥 강자’로는 ‘올웨이즈’를 주목해 볼 만합니다. 올웨이즈는 레브잇에서 운영하는 직거래 팀구매 커머스 플랫폼으로 지난해 투자 시장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600억원의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요. 앞서 살펴본 컬리가 흑자 전환을 위해 비용을 절감하는 과정에서 카드 결제 실적이 다소 정체되고 있는 것과 달리, 레브잇의 경우 카드 결제 건수와 결제 금액 모두 가파르게 성장 중인 모습입니다.
레브잇 월별 카드결제 건수 및 카드결제 금액
분기별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을 계산해보면 레브잇의 성장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2023년 3분기의 경우, 카드 결제 건수가 475만 4,948건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878.8% 증가했으며, 카드 결제 금액 역시 같은분기 63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0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 들어서는 전년도의 이같은 초고속 성장의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두자릿수까지 줄어들었지만, 2024년 2분기 기준 카드 결제 건수와 결제 금액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60.7%와 54.9%씩 성장하는 등,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5회 이상 재구매 고객의 비율이 높은 점도 인상적입니다. 레브잇의 카드 결제 고객 중 5회 이상 재구매한 고객의 비율은 75% 전후로, 5회 이상 재구매 고객의 비율이 80% 전후인 쿠팡에 비견할 수 있을 만큼 높습니다. 1회만 구매한 고객의 비율 역시 6% 전후로, 4~5% 수준인 쿠팡과 대동소이하게 낮습니다.

레브잇의 또다른 특징으로는 50대 고객의 비율이 유달리 높다는 점을 꼽아볼 수 있는데요. 쿠팡과 컬리 모두 30~40대 고객의 비중이 전체 고객의 50% 이상으로 가장 높은 것과 달리, 레브잇의 경우 전 연령대 중 50대 고객의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2024년 6월 기준 레브잇의 카드 결제 고객 중 50대 고객 비율은 41%로 쿠팡의 20.3%보다 두배 이상 많으며, 60대 이상 고객 비율도 22.5%로 매우 높습니다.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의 비율을 합산해 보면 60% 이상으로, 오프라인 유통 기업인 이마트보다도 높습니다.

이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레브잇의 월별 고객 연령 비율 그래프를 보면, 초창기에는 레브잇 역시 30대와 40대 고객의 비율이 각각 35%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가, 50대와 60대 이상 고객 비율이 빠르게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나 이들 연령층이 레브잇의 고속 성장을 견인해 왔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레브잇 카드결제 고객 연령별 비율(좌) 및 고객 가구 유형별 비율(우)
다만, 레브잇의 카드 결제 금액 규모는 아직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편으로, 1분기 기준으로 레브잇의 카드 결제 금액인 763억원은 쿠팡의 약 1%, 컬리의 약 23%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상대적으로 초창기 플랫폼임을 고려하더라도, 레브잇이 1분기에 기록한 카드 결제 건수 637만 4,900건이 같은 기간 컬리가 기록한 709만 1,451건의 약 90%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레브잇의 카드 결제 건수 대비 결제 금액이 매우 낮은 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팀구매 방식의 공동구매 커머스를 통해 온라인 최저가보다도 낮은 초특가 쇼핑을 보장한다는 올웨이즈의 ‘성공 비결’과 연관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레브잇의 카드 결제 평균 단가는 2024년 6월 기준 1만 2,000원으로 매우 낮은 편입니다. 이는 같은달 쿠팡이 기록한 카드 결제 평균 단가 29,000원의 약 41%, 컬리의 46,000원과 비교하면 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향후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위해서는 이러한 평균 단가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제/고객 분석 데이터 업데이트

이상의 데이터는 모두 각 기업 프로필 페이지의 ‘결제/고객 분석’ 탭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카드 결제 데이터를 통해 실적에 관한 정보를 얻기 쉽지 않은 스타트업들의 매출 현황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유사한 분야의 대기업/중견기업과 직접적으로 비교해볼 수도 있습니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결제/고객 분석 데이터는 더브이씨 사이트 내에서 제공되는 그래프를 통해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각 그래프의 우측 상단에 있는 ‘다운로드’ 버튼을 통해 데이터를 내려받아, 원하는 형태의 그래프로 직접 가공하여 활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더브이씨 프로를 통해 기업 프로필을 잠금 해제하고 다양한 결제/고객 분석 데이터를 이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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