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상반기 한국 스타트업 폐업 동향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자금난 및 경영의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스타트업의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폐업 건수는 2022년 101건, 2023년 125건, 2024년 191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는데요. 2025년 7월 기준 현재까지의 폐업 건수는 88건으로, 지난해 폐업 건수의 약 45% 수준이지만, 매년 12월 폐업 건수가 급증해온 점을 고려하면,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도 전년도 수준의 높은 폐업 건수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입니다.

누적 투자 235억 명품 플랫폼 엔코드 폐업
올해 폐업을 신고한 스타트업 중에는 누적 5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 10곳이 포함되었는데요. 패션·명품 프리오더 플랫폼 '디코드'를 운영해 온 엔코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엔코드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 케이티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으로부터 누적 23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2022년 유명 프랑스 브랜드 중심의 해외 직구 플랫폼 나우인파리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했으나, 올해 3월 폐업을 신고했습니다.
명품 플랫폼은 전 세계적인 명품 불황에 플랫폼 간 출혈 경쟁이 겹쳐지며 타격을 입은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인데요. 엔코드 역시 2022년 약 57억 원이었던 영업손실 규모가 2023년 약 121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수익성이 악화되었습니다. 엔코드뿐 아니라 ‘머트발’로 불리는 3대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모두 2023년도와 대동소이한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요. 발란의 경우 엔코드가 폐업을 신고한 것과 같은 달인 올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이후 인수합병(M&A)을 통해 매각을 추진했으나, 최근 인수자를 찾지 못해 회생계획안 제출기한 연장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이오의료・게임・교육 분야 폐업 건수 최다
팬데믹 시기의 비대면 교육 특수가 사라지고, 정부의 인공지능(AI) 교과서 도입도 무산 가능성이 커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듀테크 분야 역시 폐업 건수가 많았던 분야로, 게임 분야와 더불어 전체 분야 중 두 번째로 많은 8개의 기업이 올해 폐업을 신고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에스비아이인베스트먼트, 에스비브이에이(구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누적 1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이빔 스마트마커 개발사 루이다글로벌이 4월 폐업을 신고했으며, 누적 6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유아용 XR 에듀테크 플랫폼 스타트업 플레이탱고도 폐업했습니다.

게임 분야에서는 코나벤처파트너스, 에스비인베스트먼트, 신한캐피탈, 에이치투자증권 등으로부터 누적 89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잔디소프트가 지난해 MMORPG 게임 ‘매드월드’의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올해 2월 폐업을 신고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기업 살림그룹으로부터 유치한 120만 달러를 포함해 케이비인베스트먼트, 씨제이인베스트먼트,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누적 5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모바일 RPG 게임 개발사 엔퓨전 역시 지난달 폐업했습니다.
가장 폐업 건수가 많았던 분야는 한국 스타트업 업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이기도 한 바이오/의료/헬스케어 분야로, 9건의 폐업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누적 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압타머 기반 리보핵산(RNA) 전문기업 바이오이즈와 누적 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혈액 기반 암 정밀진단 기술 스타트업 싸이도딕스를 비롯해 총 8개의 스타트업이 올해 폐업을 신고했습니다.
폐업 기업 중 92%가 초기 투자 유치 기업
2025년 폐업을 신고한 기업 중 대부분은 초기 단계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으로, 폐업을 신고한 전체 88개 기업 중 약 92%의 직전 투자 라운드가 초기 단계였으며, 시드 단계 투자를 유치한 뒤 폐업을 신고한 스타트업이 약 69%로 가장 많았습니다. 업력별로 보면 폐업 기업 중 약 69%인 61개 기업이 폐업 시점을 기준으로 업력이 3년 이하의 초기 기업이었습니다.

중기 단계(시리즈 B~C)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음에도 폐업한 기업은 7개로, 올해 폐업 기업 중 약 8%였는데요. 앞서 언급된 엔코드, 루이다글로벌 외에 누적 67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드론 스타트업 보라스카이, 누적 47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 디지털프로그 등이 폐업을 신고했습니다. 업력별로는 폐업 시점을 기준으로 업력 3년 초과 7년 이하의 중기 기업이 약 26%, 업력 7년 초과의 후기 기업이 약 5%였습니다.

유망 기술 스타트업도 폐업 피하지 못해, 팁스 기업 23개 폐업
최근 떠오르고 있는 주요 분야 중 하나인 국방 분야 드론 스타트업인 보라스카이의 폐업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각광받는 분야로 떠오르는 유망 기술 스타트업들도 폐업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는데요. 인포뱅크, 에이치엘만도, 한국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누적 214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스프링클라우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스프링클라우드는 2020년부터 5년간 국가 R&D 연구과제를 통해 약 100억 원에 가까운 연구비를 조달한 스타트업으로, 특허 출원 건수 역시 19건으로 많았으나 지난달 폐업을 신고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 잠재력을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는 팁스 선정 스타트업 중에서도 올해 23개 기업이 폐업을 신고했습니다. 이는 2025년 전체 폐업 스타트업의 약 26%에 해당하는 수치로, 폐업 신고 건수 중 팁스 선정 스타트업의 비중은 2022년 16%(16건), 2023년 17%(21건), 2024년 20%(38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입니다. 앞서 언급된 엔코드와 스프링클라우드 역시 팁스 선정 스타트업이었으며, 누적 3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온라인 세일즈 플랫폼 스타트업 트라이패스, 누적 29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아웃도어 플랫폼 와이아웃 등이 팁스 선정에도 불구하고 올해 폐업을 신고했습니다.

투자유치 이력이 있는 한국 중소기업 중 2025년 폐업을 신고한 기업의 리스트는 아래 컬렉션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확인된 M&A, 흡수합병건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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