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한국 스타트업 투자 통계


투자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 시작된 2026년의 첫 번째 달이 마무리됐습니다. 최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조사에서 창업자의 42.5%가 2026년에는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응답하며,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의 낙관 비율을 기록했는데요. 많은 관계자들은 2021~2022년 버블로 과도하게 부풀려졌던 기업가치가 지난 수년간의 조정 국면을 거치며, 2026년에는 정상화된 밸류에이션을 기반으로 투자 생태계가 완만한 회복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1월 투자 94건, 투자 금액 4359억원
그렇다면 실제 1월 국내 벤처 투자 현황은 어땠을까요. 2026년 1월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상 투자 건수는 94건, 투자 금액은 4,359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이지만, 공시가 이루어지지 않는 비상장 투자 데이터의 특성상 사후에 보도되거나 투자사 및 창업자를 통해 제보돼 투자 건수와 금액이 약 10% 내외로 추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1월 투자 규모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직 표본이 작은 점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지난해 중·후기 라운드의 대형 투자 중심으로 투자금이 집중되며 우려됐던 초기 단계 투자 위축 역시 2026년 들어 다소 완화된 모습입니다. 지난해 전체 투자 중 초기 단계 투자 금액 비중이 30% 이하로 축소됐던 것과 달리, 2026년 1월에는 초기 단계 투자 금액 비중이 39%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정책적으로도 초기 투자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모태펀드 2026년 1차 정시 출자공고’를 통해 2조 1,440억 원을 출자해 총 4조 3,533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초기 투자 위축을 고려해 창업 초기 분야의 출자 규모를 전년 대비 2배로 확대하고, 3,250억 원 이상을 전용 펀드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요. 창업 지원 규모 역시 역대 최대인 3조 4,645억 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조사에서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응답한 창업자들 역시 긍정적 변화의 가장 큰 이유로 ‘정부 정책 지원 강화 기대’(34.1%)를 꼽은 바 있습니다.
100억 이상 투자 16건 중 12건이 6대 전략 산업 스타트업
한편, 중기부는 지난달 2030년까지 연간 벤처투자 40조 원,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 개, 유니콘·데카콘 50개 육성을 목표로 하는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 정책 지원을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첨단 제조 등 6대 전략 산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일명 ‘ABCDEF’로 요약되는 6대 전략산업은 A(AI, 인공지능), B(Bio, 바이오), C(Content, 콘텐츠), D(Defence, 방산), E(Energy, 에너지), F(Future Manufacturing/Factory, 첨단 제조)로 구성됩니다. 중기부는 ‘초격차 프로젝트’를 통해 이들 6대 전략산업·12대 신산업 분야를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6대 전략산업-12대 신산업 분야: △A(①AI ②반도체 ③양자·보안 ④로봇 ⑤모빌리티), △B(⑥생명·신약 ⑦헬스케어), △C(⑧콘텐츠), △D(⑨방산·우주항공·해양), △E(⑩친환경 ⑪에너지·핵융합), △F(⑫센서·공정)
1월 대규모 투자에서도 이미 이들 6대 전략산업의 강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6년 1월 1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총 16개로, 이 가운데 12개 기업이 6대 전략산업에 속했습니다. 아래는 2026년 1월 1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16개 기업의 목록입니다.

AI 인프라, 클러쉬·에이더엑스
이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인 380억 원 규모의 프리 IPO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 클러쉬는 AI 핵심 인프라인 GPU 플랫폼의 구축 및 운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GPUaaS(GPU as a Service)’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인프라 최적화부터 에이전틱 애플리케이션(Agentic Application)까지 아우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 준비에 착수한 클러쉬는 올해 하반기 중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00억 원 규모의 프리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 에이더엑스 역시 기업 시스템 내부에 직접 설치돼 구동되는 ‘고객 행동 예측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반도체·양자, 에스디티·아이디어스투실리콘·망고부스트코리아
AI 워크로드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컴퓨팅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도 다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에스디티는 인공지능 시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연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AI·양자 하이브리드 인프라’ 구축과 고도화에 신규 투자금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아울러 연내 상장을 목표로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도 나설 방침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팹리스 기업 유니쿼화이의 공동 창업자인 김삼정 대표가 설립한 시스템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아이디어스투실리콘과, GPU 간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도록 설계된 DPU(데이터처리 가속기)를 개발하는 망고부스트코리아 역시 각각 180억 원과 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방산, 파블로항공
국내 IPO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와 거래소가 기존 바이오 산업에 한정됐던 맞춤형 기술특례상장을 AI, 우주산업, 에너지 산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핵심 기술 스타트업의 상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앞서 지난달 11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파블로항공 역시 새롭게 확보한 110억 원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드론의 군집비행에 필요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파블로항공은 지난해 군집 자폭드론 전투체계를 토대로 실증 사업을 처음 진행한 데 이어 방위산업체 볼크를 인수하며 방산용 드론 생산에 필요한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블로항공의 투자 포트폴리오(출처: 더브이씨)
친환경·에너지, 플러그링크·엔라이튼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친환경 산업과 에너지 분야에서도 활발한 투자가 이어졌습니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기업 플러그링크는 지난해 45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당시 투자자였던 JKL크레딧으로부터 200억 원 규모의 팔로온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습니다. 지난해 투자 유치 당시 한화솔루션의 충전 사업을 인수하고 충전기 3만 5,724기를 확보해 1년 만에 약 두 배 성장을 이룬 플러그링크는 이용률 개선을 통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플러그링크는 이번 투자금 역시 추가적인 M&A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플러그링크의 투자 포트폴리오(출처: 더브이씨)
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 엔라이튼은 이번 투자금을 공장과 물류센터 등 산업시설의 유휴 지붕을 활용한 지붕형 태양광 설비 구축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을 대상으로 전력공급계약(PPA) 모델도 강화할 예정인데요. 최근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 캠페인) 이행과 ESG 경영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지붕형 태양광 기반의 PPA 전력 공급을 통해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과 전력 비용 절감을 지원한다는 전략입니다.
신년에도 글로벌 K-뷰티 붐 지속, 미용의료도 ‘주목’
한편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기업 가운데 6대 전략산업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들의 경우, 상당수가 글로벌 K-뷰티 붐과 관련된 기업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주매각을 통해 117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한 그레이스는 글로벌 H&B 브랜드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는 유통 기업으로, 현지 유통 파트너사를 통해 한국 H&B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수출·수입 양방향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374억 원 규모의 RCPS(상환전환우선주) 투자를 유치한 마케팅 전문 기업 부스터즈는 단순 광고 대행을 넘어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파트너 브랜드에 직접 지분투자까지 병행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부스터즈는 이번 투자를 통해 패션·라이프스타일 중심이던 포트폴리오를 K-뷰티와 K-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헬스케어, 에이에이씨홀딩스·이노서스
그 외 6대 전략산업 가운데 헬스케어 분야에 속한 스타트업 중에서도 K-뷰티 관련 기업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대표적으로 메디컬 에스테틱과 웰니스, 뷰티 산업 간 분절을 해소하기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에이에이씨홀딩스가 1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암 치료 기술을 미용 의료 분야에 접목해 피부 노화를 개선하는 리프팅용 의료기기 ‘올타이트’를 개발한 이노서스도 142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댓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